본문 바로가기
책 리뷰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 돈의 세계를 읽다 | 우석 부의 인문학 리뷰

by chocolatebox 2023. 11. 19.
반응형


1.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하이에크가 남긴 일갈 중 이런 유명한 말이 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무슨 뜻일까? 왜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을까?

  예를 들어보자. 최근 몇 년 간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것 중 하나가 최저임금제다. 노동자의 임금을 현실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따뜻하고 인정 넘치는 인도적인 정책이다. 그런데 그 결과는 아직 썩 만족스럽지 못한 것 같다. 자영업자의 경영 환경이 악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실업률 또한 1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니 말이다. 선의가 지옥이란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임대료 규제 정책도 비슷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싶다. 쉽게 말하자면 집 없는 가난한 사람을 위해서 집주인이 임대료를 마음대로 못 올리게 규제해야 한다는 정책으로, 이 역시 따뜻하고 인간적인 정책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하이에크는 임대료 규제 정책 때문에 오스트리아가 얼마나 국가적으로 손해를 보고 경제가 침체되고 망가졌는지를 계산해서 낱낱이 폭로하고 경고한다.

자본주의 시장은 수요와 공급으로 움직인다는 것이 대전제입니다. 이로 인해 공급이 부족해지면 같은 수요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오르고, 수요가 부족해지면 공급량이 줄어들지 않을 때 과잉공급으로 가격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기계적으로 그런 반비례 관계가 이뤄지진 않지만 큰 틀에서 시장에서 널리 수용되는 개념이죠. 이러한 개념이 온전하게 작용하지 않게 만드는 요인 중에는 바로 정부정책이 있습니다. 정부 정책이 시장 참여자의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작용이 정부의 의도와는 다를 때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정책의 의도는 선의의 목적으로 시행되었겠지만, 결과적으로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가 나온다면 이는 시장의 왜곡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시장의 혼란을 일으킨 대표적인 정책이 바로 임대차 3법이라 일컫는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가 있습니다. 이들 제도로 인해 생긴 전세가격폭등과 소급입법으로 인해 생긴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갈등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전세의 월세화를 가속화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로인해 전세공급이 줄어들고, 이것이 다시 전세난을 가져오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보는 의견도 있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상승장에서 기존 임차인의 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처럼 보였으나, 신규 계약의 전세가격 상승을 가져왔으며, 갱신청구권 쓴 이후에 갑자기 나가겠다는 세입자로 인해 집주인과의 갈등을 빚는 일이 잦아졌다고 합니다. 의도는 좋았지만 결과적으로 시장의 혼란과 자산시장의 왜곡을 가져온 점에서 임대차3법은 지옥으로 가는 길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2. 시장 논리에 도덕적 기준은 어디에도 끼어들 틈이 없다.

친구는 머리가 좋고 공부를 잘했고 나름 직장 생활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기에 자신의 똑똑함 그리고 근면성을 기준으로 시장이 보상해야 한다고 믿는 듯했다. 가끔 신문을 읽다 보면 기자 중에도 이 친구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듯하다.

 그러나 하이에크는 몇 번이나 강조했다. 시장은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시장은 어떻게 보상하는가? 보상은 노력과 재능에 항상 비례하지 않는다. 운이 작용하기도 한다. 시장은 기본적으로 수요 공급으로 작동한다. 도덕적 기준은 어디에도 끼어들 틈이 없다. 거래 상대방이 누구인지 상관없이 오로지 가격만 맞으면 거래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대중은 각자 자기가 믿는 도덕적 잣대를 기준으로 시장의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인다. 이런 태도는 매우 위험하다. 도대체 누가 도덕적 기준을 평가할 수 있단 말인가?

세상은 너무나 불평등하다고, 그런 세상에서 자기가 뭘 할 수 있겠냐고 불평하는 사람을 많이 보았다. 그럴 때면 나는 푸른 들판의 붉은 메뚜기 이야기가 떠오른다. 붉은 메뚜기는 이렇게 불평했다. “왜 들판이 푸른 거야? 들판이 붉어야지. 정말 세상은 잘못되었군.” 그러는 사이에 그 메뚜기는 새의 눈에 띄어서 먹잇감이 되고 말았다.
  불평만 하다가 새의 먹잇감이 된 메뚜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불평은 해결책이 아니다.

사회생활을 해보면서 주변 사람들을 보면 정말 능력이 특출난 사람이 많다고 느낍니다. 자신의 직업에서 또는 학업에서, 사업에서, 투자에서 등 여러 방면에 성과를 낸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한 성과를 내기까지 오랜 시간 동안 내면에 무언가를 쌓아올리는 과정을 분명 거쳤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열심히 노력한 모든 것이 1대1로 보상받진 못했을 것입니다. 같이 노력한 사람 사이에서도 최종 결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텐데, 성과를 이루는 과정에 노력과 재능 이외에 운이 작용하는 영역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마이클 모부신의 책 <운과 실력의 성공방정식>을 보면 운과 실력의 스펙트럼에서 어느 지점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통제할 수 없는 요소가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그 책을 통해 운동 퍼포먼스처럼 실력의 영향이 큰 영역과 복권처럼 운의 영역이 큰 영역에 따라 결과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앞서 나열했던 직업, 학업, 사업, 투자 등의 성과에도 운이 미치는 영향력도 각자 다를 것이라 확신합니다.
하지만 대중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자기보다 다른 사람이 먼저 승진하면 시기하고,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지 않으면 세상이 억까하는 거라며 가격이 잘못되었다고 말하기까지 합니다. 자신의 실력에 비례해서 세상이 항상 돌아간다는 생각은 너무나도 순진합니다. 운이 작용하기도 하고, 실력이 제 빛을 발하지 못하기도 하는 게 세상입니다. 그럴진데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하여 도덕적으로 시장이 돌아가지 않는 것을 탓하는 자세는 피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3. 지방도시 소멸은 필연적이다.

첫째, 제조업 중심의 지방 도시는 쇠퇴할 가능성이 높아 부동산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 울산, 창원, 구미, 거제도, 군산 같은 제조업 중심 도시는 혁신과 세계화의 거대한 물결에 의해서 점차 침체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이미 상당수의 제조업체가 값싼 노동비와 원재료를 찾아서 해외로 떠났으며, 이는 거스를 수 없는 하나의 흐름이 되었다.

  둘째, 서울, 판교는 IT, 금융, 바이오, 엔터테인먼트 같은 혁신 기업이 자리 잡아 향후 부동산 전망이 좋다. 지식 기반 산업사회에서 대학과 연구소는 중요하다. 서울에는 좋은 대학이 모두 몰려 있고, 혁신 산업인 방송국, 금융기관, 벤처 캐피탈 회사, 엔터테인먼트 회사, 회계, 경영 컨설턴트 역시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 혁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적자원이 풍부하게 있는 곳이 바로 서울이다. 지식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셋째, 정부가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서 지방 도시를 활성화하려는 노력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과거 국토 균형 발전이란 명목 아래 지방을 살리기 위해서 추진한 기업 도시와 혁신 도시의 모습은 어떤가? 아직도 기업의 입주율은 낮고 상가는 텅텅 비고 당초 기대한 성과를 거둔 곳은 많지 않다.
『도시는 왜 불평등한가The New Urban Crisis』의 저자 리처드 플로리다(Richard Florida)는 정부의 정책이 실패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사람들이 기업과 일자리를 찾아서 이동한다는 전통적인 생각이 더 이상 맞지 않는 것 같다. 도시의 성공을 위해선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인재를 끌어오는 것이 맞다.” 도시가 번성하려면 혁신 기업에 필요한 인재인 과학자, 기술자, 전문 지식인, 예술가 등이 살기 좋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의 부동산과 지방소멸에 대한 통찰이 느껴지는 구절입니다. 언젠가는 저자가 말한 것처럼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조업의 생태를 잘 모르는 말이긴 한 것 같습니다. 예시로 든 도시 중에서 울산, 창원, 구미는 특히나 더욱 사라지기 힘든 도시라고 봅니다. 우선 제조업체가 값싼 노동비와 원재료를 찾아서 해외로 떠나는 게 필연적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야 합니다. 원가절감이 필요했다면 진작 다 떠나고, 더이상 국내에는 신규 공장을 짓거나 라인을 증설하지 않아야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창원에는 GM에서 전기차 플랫폼 공장을 신축하고 있습니다. 구미는 LG를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으로 전환하여 LG이노텍의 경우 신규 라인을 도입하기도 했죠. 울산이야 현대차를 중심으로 친환경 자동차로 전환을 계속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신규 공장이 도입되는 이유 중에는 제조업은 양산 전 단계에 약 21개월 간의 개발 프로세스를 거치는 특성도 한몫을 한다고 봅니다. R&D인적자원 및 노하우가 국내에 집약되어 있는 상황에서 라인이 전부 해외에 있으면 개발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개발에 필요한 부품 협력사도 대부분 국내에서 함께 협업하고 있습니다. 해외에도 R&D센터가 있는 대기업이 많지만 결국 핵심전략은 국내에서 나옵니다. 심지어 국내 제조업의 근로자는 한편으로 충성고객입니다. 단지 원가절감을 추구하여 제조시설을 전부 해외로 돌려버릴 거라는 발상은 좋지만, 그렇다면 왜 아직도 안 옮길까라는 물음까지 우석님이 하셨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소멸을 공기업 지방이전 등의 조치로 막는 건 무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핵심거점도시로 모든 수요가 집중되게 될텐데, 다행히 일자리 수요가 있는 지방도시 및 생활환경이 좋아 살기 좋은 도시는 살아남을 것입니다. 부동산 투자를 하는 입장에서 그러한 생활권과 도시에 투자할 수 있도록 잘 판단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반응형

4.케인스가 말하는 투자의 기본 원칙

소수의 투자자 편에 서라.
투자에서 승리와 성공은 언제나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지 결코 다수가 함께 누릴 수 없다고 보았다.
집중투자하라.
잘 알지도 못하고 특별히 신뢰할 수도 없는 주식에 분산투자해서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투자법이라고 케인스는 말한다.
장기투자하라.
케인스는 인간은 멀리 있는 이득일수록 더 높은 비율로 할인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신용 투자 하지 마라
어떤 경우에도 빌린 돈으로 대규모 투자는 안 된다.
하루하루 시장의 변동을 무시하라.
시장의 변동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면 안 된다.
주식 가치 측정은 계량적으로 하기 어렵다.
케인스는 정밀하게 해서 틀리기 보다는 대충 어림짐작으로 맞히는 게 낫다고 말한다.
싸게 사라
싸게 산 주식은 언제가 적정 가격을 찾아간다.

투자자로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가져왔습니다. 특히 싸게 사라는 마지막 문장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싸게 사려면, 싼 가격이 얼마인지 알아야 하고, 그 가격에 살 수 있는 물건을 찾아서 거래를 해야합니다. 주식이라 공개된 시장에서 거래가 되는 경우가 많아 특별가격으로 사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이라는게 여러 이슈로 인해 본질가치가 그대로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의 변동이 흔히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관심종목을 정하고 모의투자를 한 다음 지속적으로 트래킹 하는 과정을 수차례 거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 투자는 천천히 배우고 나서 해도 절대 늦지 않다고 확신합니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