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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타임지 저널리스트가 말하는 소울 메이트를 찾는 방법

by chocolatebox 2021.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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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메이트는 없다.
그럼에도 소울 메이트를 찾고 싶다면
스스로가 상대방의 소울 메이트가 되어주고
상대도 자신에게 소울 메이트가 되어주어야 한다.
-"결혼학개론", p.35 참조

모든 집안마다 저마다의 가정 문화가 있을 것입니다. 저희 집 또한 대대로 지켜오는 여러가지 문화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부모님에게 "존댓말"을 사용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사실 특별할 거 없는 문화이지만, 요즘 많은 가정에서 부모와 자식 간에 편하게 반말을 주고 받는 경우가 많죠. 

"네 친구가 죽자고 하면 너도 죽을거야?"

이 말은 초등학생이었던 제가 부모님께 반말을 쓰면 안 되냐고 물었을 때 부모님으로부터 들었던 말입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릴 때라서 나사가 한두개 빠졌다는 생각이 드네요. 학교 친구들 집에 놀러가면 부모님에게 반말을 보통 사용했는데, 제 눈에는 그게 참 좋아보였습니다. 그래서 저 또한 반말을 사용하고 싶다고 했더니, '친구가 그렇게 산다고 해서 너가 그렇게 살아도 될 이유는 아니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그 뒤로 지금까지 존댓말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 때 부모님께서 저를 잡아주신 게 참 감사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 또한 나중에 가정을 꾸리게 되었을 때에는 꼭 존댓말을 사용하는 가정 문화를 유지하고 싶습니다.

이처럼 오랜 시간에 걸쳐서 각 가정마다 다른 가정 문화를 정립하고 있습니다. 위의 사례처럼 명시적으로 가정 문화를 정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관습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정해진 독특한 가정 문화를 정립하게 됩니다. 마치 갈라파고스의 거북이처럼 서로 다른 가정에서 태어나 수십년을 산 사람은 사회적 동물로서 전혀 다른 종류라고 볼 수 있겠죠. 사람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라 비슷한 가정 문화도 있겠지만 서로 이율배반되는 문화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서로 다른 가정 문화를 가진 두 사람이 한 지붕 아래에 살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볼까요?  타임지 저널리스트인 벨린다 루스콤의 책 『결혼학개론』 (원제: Marriageology : The Art and Science of Staying Together)을 읽으면서 연애는 개인과 개인이 만나는 거라면 결혼은 가정과 가정의 만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는 루스콤이 소개한 빵을 나눠 먹는 부부의 사례를 통해서 이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빵을 나눠먹는데 남자는 여자에게 자꾸 빵의 모서리 부분을 나눠주었다고 합니다. 여자는 빵의 모서리가 제일 맛 없다고 생각하는데 자꾸 모서리를 주니 짜증이 났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사실 알고보니 남자의 집안에서는 빵의 모서리를 가장 맛있는 부분이라고 여겼다고 합니다. 남자는 여자에게 가장 맛있는 부분을 주고 싶었던 것이죠. 물론 이런 점은 연애할 때에 알 수도 있고, 연애 하면서도 이런 문제로 감정이 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소하게 빵을 나눠먹는 문화조차 차이가 있다면 같이 한 집에서 살게 되면 얼마나 많은 차이를 발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가정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 결혼해서 합을 맞춘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즉, 결혼은 소울 메이트를 찾아서 하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맞춰가는 것이죠. 따라서 결혼 전에는 동거를 통해 서로의 가정 문화를 맞춰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에 겪은 일로 인해 동거조차도 충분하지 않으며, 동거와 결혼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일이란 바로 제 동생이 속도위반을 해서 조카가 생긴 것입니다. 오래 만났던 친구였기에 거의 같이 살다시피 해서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너무나도 걱정된 것이 사실입니다. 아이가 생겨서 결혼을 준비하게 되니 많은 것이 달리지더군요. 사회초년생이라 당장 신혼집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혼수 문제, 상견례나 코로나로 인한 결혼식 연기 등 갑작스럽게 여러 문제들이 발생했습니다. 두 사람이 연애할 때는 전혀 신경도 안 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새로운 사람이 우리 집안으로 들어오고 동생은 새로운 집안으로 들어가고, 새로운 생명이 태어난다니. 제 일도 아닌데 제가 복잡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책 『결혼학개론』에선 아이가 생긴 후로 부부가 더 많이 싸운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이유 중 하나는 육아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이를 낳기 전까지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아이가 생기면 그려지는 행복한 가정의 모습은 현실의 아주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것이죠. 책에 따르면 아이가 있다고 해서 부부가 더 행복해지지는 않으며, 특히 아빠보다는 엄마가 결혼생활에서 불만족을 더 많이 느낀다고 합니다. 산후우울증이나 고된 육아로 인해 많은 엄마가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으며 실제로 상담 치료를 받는 경우도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루스콤은 책 『결혼학개론』에서 항상 자녀보다 배우자를 더 사랑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배우자보다 아이를 우선시 하는 것이 좋지 않은 이유로 몇가지를 말합니다. 우선, 아이들이 크면 부모가 결코 최우선 순위에 놓이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저 또한 어릴 때는 아버지 바짓가랑이 붙잡고 출근하지말라고 울어대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크면서 따로 살게 되고 저 또한 세상 것에 집중하다 보니 부모님과의 전화 통화가 점점 뒤로 밀리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이 저를 사랑해주시는 건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지만 저희 자식들만을 사랑하기 보다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를 더 아끼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게다가 아이가 부모가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자라면 훨씬 행복감과 안정감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부모를 본보기로 삼아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를 통해 각 가정에 어떠한 문화가 잡혀 있는지가 왜 중요한지를 더욱 실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루스콤은 중년의 부부에게 두 사람이 함께 있게 된 이유는 아이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조언합니다. 두 사람이 결혼하게 된 이유는 서로가 있기 때문인 것이죠.

김연자 선생님의 노래 "아모르파티"에는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는 주옥 같은 가사가 있습니다. 정말 요즘 연애는 하지만 결혼은 비혼를 선언하는 사람이 많죠. 전 언젠가 결혼은 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은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이번 책 『결혼학개론』을 읽으면서 결혼은 정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신중하게 결정한 결혼이더라도 계속 서로와 서로의 가정 문화를 이해하고 배려하지 않는다면 갈라서게 된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갈등의 골이 깊다고 느낄 수록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려고 합니다. 『결혼학개론』은 화목하게 가정을 유지하고 있는 저희 부모님의 대단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는 말로 마무리 하고 싶습니다. 연애, 결혼, 사람 관계에 대해 고민이 있다면 다들 읽어보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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