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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사이 몽고메리의 유인원과의 산책과 유인원을 사랑한 세 여자

by chocolatebox 2019.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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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원을 사랑한 세 여자


1.    여는 글

사이 몽고메리는 오지 정글에서 몇 달씩 체류하면서 야생 동물을 연구하는 동물학자로 자연 칼럼리스트, 다큐멘터리 작가, 라디오 평론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동물을 연구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산간 오지도 마다 않고 달려가는 열혈 학자로, 콩고에서는 성난 은빛등 고릴라에게 쫓겼고, 코스타리카에서는 흡혈 박쥐에게 물렸으며, 보르네오 섬에서는 오랑우탄에게 옷을 빼앗겼고, 인도에서는 호랑이 밥이 될 뻔했다. 아마존 강의 분홍돌고래를 연구하기 위해 페루와 브라질을 수차례 오가기도 했다.

사이 몽고메리는 『유인원과의 산책』에서 아프리카와 인도네시아에 살고 있는 유인원과 그들을 연구한 세 여성동물학자에 관해 이야기한다. 세 학자는 제인 구달, 다이안 포시, 비루테 골디카스이다. 이들은 20세기에 가장 놀라운 여성 과학자로서 각각 아프리카와 보르네오의 정글에서 유인원들을 오랜 세월 동안 관찰하고 양육하고 보호했다.

제인 구달은 탄자니아의 곰베에서 30년 넘게 침팬지를 연구했고, 침팬지 세대를 무려 30년 동안이나 연구했다. 그녀는 그들 가운데 많은 침팬지의 출생과 사망까지를 내내 지켜보았다. 다이안 포시는 르완다의 마운틴 고릴라와 18년을 함께 살며, 그들을 멸종 위기에서 구하려는 투쟁을 벌이다 1985년에 살해당했다. 비루테 골디카스는 보르네오의 열대 우림에서 지금도 오랑우탄과 살고 있다. 이 세 명의 여성은 모두 인류학자 루이스 리키의 제자였다. 이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이룬 학문적 업적과 극적 인생으로 전실이 되었으며, 20세기 자연과 환경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사이 몽고메리가 이 책을 집필한 이유는 이 세 여인들이 자신의 유인원과 맺은 관계를 알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들이 맺은 관계는 그들에게 호된 시련을 안겨 주기는 했지만 그들의 성취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되었다. 그 관계는 그들의 과학에 정보를 주고, 그들의 헌신에 영감을 주고, 마침내는 그들의 삶 자체를 변화시켰다. 그들이 유인원과 인간에 관한 그리고 동물과 인간에 관한 우리의 관점을 변화시킨 것은 바로 그들이 동물과 맺은 관계를 통해서였다. 그 관계와 그 여인들의 역량과 성과를 보여주고 그에 대해 경의를 표하려고 했다.

 

2.    책 내용 요약

1)    양육자들

비루테 골디카스는 수피나라는 암컷 오랑우탄을 양육했다. 1981년 인도네시아 정부가 불법 소유주로부터 압수한 수피나를 비루테가 있는 리키 캠프에 데려왔을 때에 둘은 처음 만났다. 둘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교류하며 친해지게 되었다. 대화는 통하지 않았지만 서로 장난을 치며 즐겁게 지냈다. 그러나 비루테는 인도네시아에 지내기 위해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져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수피나의 출산 등으로 어떻게 어머니가 되는지를 공유하며 오랑우탄을 양육했다.

제인 구달은 늙은 침팬지인 플로를 양육했다. 제인이 플로를 처음 만난 것은 플로의 두 살 된 딸 피피가 플로의 등을 기수처럼 타고 있을 때였다. 제인은 플로가 자식을 보호하고 기르는 것에 감명받는다. 그리고 제인은 플로의 몸에는 침팬지의 역사가 서려있다고 봤다. 제인은 늙은 플로로부터 어머니가 되는 과정 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녀는 침팬지를 통해 아기의 초기 몇 년의 중요성을 알았고, 아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그녀는 페미니스트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전통적인 어머니의 역할을 더욱 강조했다. 이렇게 소중한 플로가 죽었을 때의 제인의 슬픔을 말로 설명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다이안 포시는 마운틴고릴라인 디지트를 양육했다. 디지트는 2년 전에 얻은 목 상처 때문에 등이 계속 구부러지고 정신은 자꾸 흐릿해져 가고 있었다. 디지트와 다이안은 깊고도 오랜 소통을 나누었다. 이렇게 소통을 하기까지 다이안은 꾸준히 노력했다. 그녀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그들을 찾아갔다. 보수적인 고릴라 집단은 결국 그녀를 받아들였다. 그 뒤 다이안은 디지트가 인간의 손에 의해 죽기 전까지 꾸준히 디지트와 교류했다.

 

2)    과학자들

세 여인의 스승인 루이스 루키는 아프리카가 인류의 발생지라는 사실을 입증한 학자이다. 루이스는 학계에서 주목 받지 못하는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수십년을 투자했고, 결국 그를 입증해낸 것이다. 그러한 루이스가 유인원에 대한 연구를 세 여인에게 맡겼다. 제인 구달은 루이스의 추천으로 침팬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연구 다섯 달째에 제인은 두 가지 중요한 발견을 하게 된다. 침팬지도 인간처럼 큰 포유동물을 사냥해서 먹을 줄 알고, 그 사냥감을 서로 나누어 먹을 줄도 안다. 또한 인간처럼 도구를 사용할 줄도 만들어 쓸 줄도 안다는 것이다. 제인의 접근법은 한때 아마추어적이라 비웃음을 사기도 했지만 이제는 다른 현장 동물행동학자들이 동경해 마지않는 모범으로 거론된다. 다이안 포시와 비루테 골디카스는 그녀의 연구방법을 계승하여 유인원 연구를 이어갔다.

 

3)    여전사들

제인 구달이 연구하는 곰베는 침팬지의 낙원이지만, 전세계적으로 보면 침팬지는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이다. 그럼에도 제인은 그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아왔다. 그러나 그녀는 한 심포지엄에서 세계 침팬지의 상황의 심각성을 듣고 침팬지 보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었다. 하지만 더 강력한 여전사는 밀렵꾼과 싸우는 다이안 포시였다. 그녀는 적극적인 자연보호라는 이름으로 밀렵꾼을 응징하기에 이른다. 결국 그녀는 누군가에 의해 처참히 살해당하고 말지만, 그 죽음으로 인해 세계는 유인원에 대한 보호에 더욱 주목하게 된다. 반면에 비루테 골디카스 또한 마운틴고릴라를 지키기 위해 대화를 이용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말의 내용보다는 말의 전달 방식이 중요했기 때문에 문제 해결 방식이 다소 달랐던 것이다.

 

3.    느낀 점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유인원과 세 유인원 여인의 이야기는 매우 낯설었다. 인간과 비슷한 존재라고만 생각했던 유인원들의 행동을 관찰하던 세 여인의 이야기는 내가 동물원에서 유인원을 보는 것과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그들은 치열하게 관찰하고, 적극적으로 유인원과 지냈고, 열정적으로 연구했다. 특히 다이안 포시, 플린트, 디지트 등의 죽음, 연구과정 중에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읽으면서 실제 모습과 당시 인물들의 감정을 상상해보게 되었다.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위해 삶을 바쳤다. 그리고 그들은 역사에 남게 되었다.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동물들을 관찰하는 방법론에서 여성성을 강조하는 방법론이 적절하다고 판명된 것이었다. 남성적인 연구방법론은 언제나 수치화와 일반화를 요구하지만 여성적인 연구방법은 체계 없는 관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습득되면서 정리되는 것이라는 게 꽤나 신기하다고 느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영장류에 대해 연구한 사람은 제인 구달 이외에는 전혀 몰랐다. 그런 점에서 다이안 포시의 삶이 눈에 밟혔다.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그녀는 누구보다도 유인원을 아꼈고, 그들과 공감하는 인물이었다. 그녀의 적극적인 보호로 인해 유인원의 생활환경이 개선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의 노력으로 세계의 눈이 고릴라 보호에 집중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내게는 그저 하나의 동물에 지나지 않을 고릴라는 그녀에게는 영혼을 나눈 친구였다는 점에서 내가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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